전국에 대설경보가 발효된 어느날 1미터가 넘는 눈이 쌓여진 백두대간 선자령....대설경보에 발이묶여 산객은 드물고 .....길도 보이지 않는 폭설로 눈이 허리춤까지 빠지는 러셀 산행을 하던중 중년의 남녀 한쌍이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따라오고 있었다.
점심을 먹기위해 눈밭을 파헤치던중 그 한쌍의 남녀도 가까운 숲속에 자리잡고 눈밭을 헤치더니 여성을 자리에 앉히고 커다란 배낭을 여는 남자......당연히 도시락이나 보온병을 꺼내는줄 알았는데 화려한 금빛의 색소폰을 꺼내고 악보를 찾더니 갑자기 연주를 시작한다. 귓가에 들려오는 색소폰 소리~~~
폭설내린 산중에서 은은하게 숲을 헤치는 색소폰 소리가 감동을 밀고 온다.....사랑하는 한 여자만을 위한 연주를 하고 있는듯.....화려한 눈밭에서의 향연이 펼쳐진다.
한명의 관객과 한명의 색소폰 연주자......정말 작고 아름다운 음악회가 해발1,000미터가 넘는 폭설내린 산중에서 열리고 있었다.
줌으로 당겨보며 연주도 듣고 음악회를 먼 발치에서 감상해 본다. 연주가 계속이어지고 마지막 곡이 끝날때 까지 미동도 없이 음악감상에 몰두하고 있는 한 명의 관객을 위한 연주......
몇곡의 연주가 끝이나고 두사람은 다정한 모습으로 배낭을 메고 하산길로 향했다.지금껏 보아온 연주회 중에 제일 높은 곳에서의 음악회였고 가장 작고 아름다운 연주회였다.지금도 눈밭을 헤치던 색소폰 소리가 귓가에 들려 오는듯 하다.......
강원도 평창 오지의 명산인 백덕산에서 먹골재로 향하는 하산 길- 해발고도 1100미터가 넘는 능선에서 폭설로 인해 먹이 찾기가 쉽지 않은듯 등산로 옆에서 산죽 잎을 뜯어 먹고 있는 야생염소 한쌍을 마주했습니다. 지나는 등산객들이 1미터 거리에 근접해 있었지만 배고픈 야생염소 한쌍은 산죽 잎 뜯느라 정신이 없는듯.....먹이활동에 열중하느라 사람이 곁에 가도 무신경하더군요.
산중을 헤매다 보면 가끔 야생동물을 만나게 되는데 사람을 보고 금새 도망쳐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렇게 가까이에서 야생동물을 접해보기는 처음 이었습니다. 당분간 깊게 쌓인 눈이 녹기는 어렵겠고 밀렵꾼들의 눈에 띄지 않고,배고픔과 추위를 이기고 무사히 겨울나기를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깊은 눈밭속에서 산죽잎을 찾고 있는 야생 산염소
바로 옆에 등산객들이 구경을 하고 있지만 도망치지 않고 먹이활동에 집중하는 야생염소 한쌍.
산행구간 : 야탑동 전경대들머리 - 종지봉 - 영장산 - 곧은골고개 - 일곱삼거리 - 봉적골 - 태재고개 < 약10km>
동네에 25cm라는 기록적인 눈이 쌓인건 처음이다. 굳이 멀리가지 않아도 백두대간 부럽지 않은 설산 풍경을 볼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늘 동네 뒷산으로 머물러 있던 영장산으로 .....
25cm가 넘는 적설량을 기록한 신년 폭설로 온동네가 하얀세상이다.
영장산 들머리부터 하얀 눈이 덮고 있다.
계단길을 올라서자 설원으로 세계로 들어서는 숲길....
눈 내리는 숲길은 고요하다.
인적드문 고요한 숲길을 따라 30여분만에 종지봉에 도착.
늘 운동인파로 붐비는 종지봉 체육시설에도 사람이 없다.
매지봉으로 가는 길 부터 눈발이 다시 내리고 쌓인 눈은 깊어진다.
매지도 온통 눈 밭이다.
산길이 깊어 갈수록 눈의 깊이도 더해간다.
조용히 눈을 이고선 산불감시탑.
솔밭길을 지나는 동안 행인 한명 없는 산길....평소의 영장산이었다면 제법 시끌벅적한 길임에도~~
솔밭쉼터를 지난다.
솔밭 쉼터에서 700여미터 오름길을 지나면 정상이 가까워 오고
바람이 거세지고 눈발도 굵어지는 영장산 정상근처....
산객이 셋이 있다. 모두다 동네 주민들....ㅎㅎㅎ 설산을 만끽하고 있다.
높이는 해발 413미터에 불과 하지만 정상답게 바람이 몰아친다.
과자 몇개를 뿌려주자 먹이가 없는 새들이 모여들어 부지런히 먹이를 찾는다.
태재고개 방향의 가파른 길로 내려선다. 이곳 부터 눈이 무릎근처 까지 올라온다.
평소 같았으면 쉬어가는 사람들로 소란스러운 거북터도 조용히 눈을 맞는다.
러셀 산행이다. ㅎㅎㅎㅎㅎ 동네 뒷산에서 러셀을 하게 되다니.....정말 꿈같은 산행이다.
곧은골 고개를 지나며 눈발은 그쳤지만 등산로에 눈은 더 깊어져 있다.
뒤돌아본 영장산 꼭대기엔 아직도 눈구름이 덮고 있다.
대단한 눈꽃들이 등산로 양옆으로 즐비하다.....
러셀을 하며 지나느라 힘은 제법 들지만 즐거운 산행길이다. 눈 쌓인 벤치며 정자가 정겨워 보인다.
언제 또 영장산에서 러셀산행을 할수 있겠는가!!! ㅎ
전원주택지로 올라서면 문형산이 조망되는 언덕..........
산 능선길에 붙어 있는 전원주택도 눈세상속에 묻혀 있으니 봐 줄만하다.
고요의 언덕길........동화의 나라가 펼쳐질 듯한 ....착각도 되고!
지나는 길마다 눈꽃들이 흐드러져 눈길을 사로 잡는다.
전원주택지에서 부터 다시 발자욱이 나타난다.
이곳부터 넘어골까지 조용한 산길을 나보다 먼저 걸어간 이들이 있었다.
재미는 덜하지만 발자욱을 따라가는건 수월하다.
대단한 폭설이 내렸습니다.
근 일백년만에 쌓인 폭설이라고도 하고 인간들에겐 교통대란을 비롯해 온갖 사고 소식도 들려오고........
더불어 근교산에 서식하는 박새를 비롯한 텃새들에게도 힘든 시기가 찾아 왔습니다.
과자 부스러기 몇 점에 코 앞에 까지 다가와 먹이찾기에 몰두하는 절박한 박새들입니다.
눈이 내려 하얀 설산으로 변해버린 영장산
인적없는 설산에 허기진 박새들이 날아듭니다.
인기척을 느끼고 먹이를 찾아 날아든 박새들....
식구들을 불러모으나 봅니다.
사람이 곁에 있음에도 아랑곳 없이 원형으로 둘러 앉아 먹이찾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람앞에 까지 당당하게 다가온 박새.....그만큼 절박함이 느껴지는듯.....
무리를 이루지 못한 이름모를 작은 텃새 한마리는 내려오지 못하고 나무위에서 구경만 합니다.
새들도 폭설이 내리면 사람들 만큼이나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