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야기/음악 이야기

해발1,000미터의 설산(雪山)에서 열린 음악회

세담 2010. 3. 12. 12:59

전국에 대설경보가 발효된 어느날 1미터가 넘는 눈이 쌓여진 백두대간 선자령....대설경보에 발이묶여 산객은 드물고 .....길도 보이지 않는 폭설로 눈이 허리춤까지 빠지는 러셀 산행을 하던중 중년의 남녀 한쌍이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따라오고 있었다.


점심을 먹기위해 눈밭을 파헤치던중 그 한쌍의 남녀도 가까운 숲속에 자리잡고 눈밭을 헤치더니 여성을 자리에 앉히고 커다란 배낭을 여는 남자......당연히 도시락이나 보온병을 꺼내는줄 알았는데 화려한 금빛의 색소폰을 꺼내고 악보를 찾더니 갑자기 연주를 시작한다. 귓가에 들려오는 색소폰 소리~~~


폭설내린 산중에서 은은하게 숲을 헤치는 색소폰 소리가 감동을 밀고 온다.....사랑하는 한 여자만을 위한 연주를 하고 있는듯.....화려한 눈밭에서의 향연이 펼쳐진다.


한명의 관객과 한명의 색소폰 연주자......정말 작고 아름다운 음악회가  해발1,000미터가 넘는 폭설내린 산중에서 열리고 있었다.


줌으로 당겨보며 연주도 듣고 음악회를 먼 발치에서 감상해 본다. 연주가 계속이어지고 마지막 곡이 끝날때 까지 미동도 없이 음악감상에 몰두하고 있는 한 명의 관객을 위한 연주......


몇곡의 연주가 끝이나고 두사람은 다정한 모습으로 배낭을 메고 하산길로 향했다.지금껏 보아온 연주회 중에 제일 높은 곳에서의 음악회였고 가장 작고 아름다운 연주회였다.지금도 눈밭을 헤치던 색소폰 소리가  귓가에 들려 오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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