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첫날 지리산 천왕봉 산행기 1

산행일시 : 2010.05.01  04:50 - 15:00  날씨 : 맑고 바람 시원~~~ 발밑엔 눈....
산행인원 : 세담 1인 산행
산행구간 : 유평리 위 아랫새재 - 대원사갈림길 - 무제치기폭포 - 치밭목산장 - 써리봉 - 중봉 -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 - 소지봉 - 하동바위 - 백무동 ( 약 17km 내외)


4월30일 자정을 기해 지리산 주능선의 출입 통제가 해제된다. 매년 이 날이면 많은 산꾼들이 지리산으로 달려 가게 되는데 두달여 출입이 금지되어 사람이 다닐수 없었던 주능선 길을 밟고 싶기도하고 숨어있던 지리의 품으로 자신이 안겨들고 싶은 마음때문이리라.... 4월30일 서초동 남부 터미널에서 진주행 고속버스에 탑승하여 원지에 가서 하차한다.


원지에서 택시합승 문제로 중산리를 포기하고 대원사를 지나 새재에 내리게 된다.인적은 끊어지고 고요한 새벽시간 천왕봉으로 향하는 길엔 이정표만 휑하니 서있고 간간이 찬 바람이 세차게 불어 온다. 5월1일 새벽이지만 이곳의 계절은 아직도 겨울 잠을 자고 있는듯.....


달이 밝다. 지리의 어두움을 달래듯 휘영청 밝은 달이 산길을 비추어 주고 조용히 지리의 품으로 들어간다.


이 다리를 건너면 지리의 산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다리 아래엔 겨우내 쌓였다 녹은 눈들이 물로 흘러 내려와 세찬 소리를 더한다.


인적없는 캄캄한 산길이 때론 두렵기도 하지만 어찌하랴......홀로 출발했기에 이마저도 즐겨야할 대상 인 것을!


산죽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야릇한 소리를 만들어 내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등줄기에선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2km정도 진행하자 날이 서서히 밝아와 새벽 미명속에 지리의 계곡들이 깨어난다.


하늘이 열리자 발걸음이 빨라지고 이제서야 지리산의 시원한 공기를 제대로 들이키며 걷는다.


지리산에 올때면 누구나 자주 마주치게 되는 섬뜩한 반달곰 경고...ㅎㅎㅎㅎㅎ 혼자 다닐때면 약간의 두려움이 생기기도 하지만 정규 탐방로를 이용하는 한 곰을 만날 확율은 낮다.


이곳 부터 지난 수일전 내렸던 눈들이 녹지않고 간간이 등산로 주변에 남아있다.


대원사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하자 붉은 해가 모습을 나타내고 숲은 깨어나기 시작한다.


치밭목 대피소를 향해 부지런히 걷게 된다.


무제치기교를 지날때......아침 햇살이 찬란해지고.....


무제치기 폭포를 향해 오르는 가파른 계단로에도 지리의 따사로운 아침햇살이 작렬한다.


치밭목 대피소를 1km남겨둔 오름길에서 우측 아래 100미터 지점에 그 유명한 무제치기 폭포가 숨어있다. 당연히 폭폭에 내려가 무제치기를 보고 다시 올라야 할 일이다.


높고 수려한 무제치기 폭포의 모습과 조용한 흘러내림은 그동안 굳게 닫혔던 지리산의 문을 여는 전주곡처럼 아름답게 들려 온다.


폭포에서 잠시 휴식후 치밭목을 향한 오름길.....


맑디 맑은 계곡물에 손을 담그어 보니 얼음장 처럼 차다!  차디찬 계곡물에 투영된 세담의 그림자를 스스로 보고 지리의 깊은 품속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오가는 산객들이 하나둘 던져가며 만들었을 법한 돌탑을 지나고.....


서서히 빙판길이 나타나는 등로를 오르자 5월의 지리산을 만만히 보고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은 자신을 스스로 걱정해 본다.


긴 계단! 바람이 세차게 불어 오기 시작한다. 바로 저 계단이 끝나는 곳에 외로운 산객들의 휴식처인 치밭목 대피소(해발1,450m 지점)가 있다.


빙판 길의 오름 옆에도 세찬 바람을 이기고 이렇듯 움트는 봄이 있다. 새순이 돋고 있는 두릅나물....


드디어 치밭목이다. 천왕봉까지는 4km남짓 남았지만 가파른 오르내림이 계속되고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가야하므로 치밭목대피소에서 쉬어가기로 한다.


아침 07시20분 치밭목대피소엔 햇살이 가득하다. 인적한명 없는 조용한 대피소.....산장지기 털보대장님은 주무시는지 문을 두드림에도 반응이 없다. ㅎㅎ대단한 분이다. 이 산중에서 365일 지내시니.....


그나마 해가 떠오르고 나니 영하의 기온이 영상으로 회복 되고 있다.하지만 풍속이 강해 추위가 엄습해온다.


휴식을 끝낸후 다시 들어서야 할 천왕봉으로 향하는 길은 이렇게 닫혀 있다.


5월1일 자정을 기해 출입금지가 해제 되었기에 합법적으로 이 길을 들어서는 첫  산객이 되었다.
천왕봉을 향해 눈길을 헤치고 발걸음을 옮기운다.....


2편에서 계속 됩니다.-----------> 2편 치밭목에서 천왕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