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다음 관리자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일부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자들에게 연극관람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가까운 영화관도 일년에 겨우 두어번 드나들던 문화의 국외자인 나에게 연극이라!!! 잠시 망설여 졌지만 고마운 마음에 시간을 내어 보기로 했다. 마침 히말라야 설산으로 4개월의 대장정을 떠나는 멋쟁이 블로거아우 "조르바님"과 연락이 닿아 환송자리도 함께 가질겸 "관객모독"이라는 연극도 관람키로........하였는데 .......
대학로 창조아트센터에서 닉네임을 말하고 관람권 두장을 받고보니 좌석번호가 b7,8번으로 제일 앞자리 가운데였다. 이미 "관객모독"이 어떤 형태의 연극인지는 매스컴과 입소문을 통하여 조금은 듣고 있었으므로 내심 물벼락이나 맞지 않을까??? 쓸데없이 앞자리에 앉았다고 욕을 두배로 먹게 되는것은 아닌지...기타등등 ㅎㅎㅎㅎㅎ우려반 기대반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시작 부터가 범상치 않다. 무대는 텅~비어있었고 의자 4개만 덜렁~~~잠시후 안내 포스터에서 본 배우들이 등장했고 이내 관객들은 침묵모드로 돌입했다.
하지만 침묵모드도 잠시......등장한 배우들의 걸죽한 입담과 연기로 조금 황당한 표정으로 웃기 시작한 관객들...... 파격의 언어와 움직임으로 잠시도 눈돌릴 틈을 주지않는 배우들.....흔히들 연극하면 떠오르게 되는 고정관념< 잘 짜여진 스토리와 배우들의 절제되고 우아한 언어,조금 오버하는 듯한 표정연기등등...>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모조리 깨어져 파편으로 남을 뿐이고 이 파격의 연극형태에 눈과 귀를 내어 맡긴채 어느새 배우와 관객들은 하나가 되어 갔고 이 연극이 무엇을 말하려는가에 대한 관심 보다는 그냥 이자리에 함께 존재한다는 그것 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의 공감대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오늘의 명당자리 정 중앙 7번좌석의 조르바님은 급기야 여배우의 과격한 손에 이끌려 무대에 올라서게 되고 짧은 시간이지만 관객이 배우의 역할을 잠시 경험하기도 하였다.
이윽고 2부에서는 어설픈 스토리이지만 1막에서 4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배우들의 무대가 이어지고 갑자기 무대감독이 등장해 배우들의 연기를 지적하고 교정하기도 하며 관객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이 부분에서도 관객의 참여가 이루어지는데 여러 관객의 의사가 실시간으로 무대에 전달되고 반영되어 배우들의 연기로 발현하게 된다.이러한 형태야 말로 이 마구잡이 연극에 더 몰입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기도 하다.
그리고......3부라 지칭할수 있는 마지막 부분에서는 세상을 풍자한 온갖 욕설과 언어가 반복,난무하고 배우들의 열정적인 동작 또한 끝나는 시간까지 눈길을 끌게 되는데 때로는 세상에게 때로는 관객에게 또 배우 자신에게도 퍼붓는 그 욕설들이 듣기엔 민망하지만 이 연극에 빠져든 관객들에겐 묘한 카타르시스를 전해준다. 그 유명한 물뿌리기? 는 연극이 끝나기 바로 직전
무대에서 관객을 향하여 세수대야로 뿌려지는데~이것은 이 연극의 대미이자 관객모독의 종착점 이었다.
- 관람팁 ! : 관객모독을 관람하러 가게 된다면 미리 이 연극에 대한 어떤 정보나 자료를 찾아보지 말고 아무생각없이 그냥 찾아갈 것을 권유한다.다시말해서 어떠한 선입견이나 판단없이 마음을 비운상태로 관람하는 자세가 더 몰입하게 해 줄것 같다.
연극은 연극일뿐 , 작품을 전문가마냥 분석하려 하지말고 철저한 관객의 입장에서 즐기기......
출연 배우들의 면모는 이렇다. 이날< 4월2일 저녁8시 공연> 등장한 여배우는 한다현님 이었다.남자배우들은 모두 등장.
< 최영환 님은 어느 영화에서도 본적이 있었는데 그래서 더 반가웠고 모든 배우들의 연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