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1인 토요산행에 나섰다. 포은 정몽주선생의 묘역을 품고 있는 문수산과 에버랜드를 담고 있는 향수산 그리고 신라시대에 축성된 할미산성으로 이어지는 인적없는 고요의 비단길 같은 산길을 걷는 코스로 등산이라기 보다 트레킹에 가까운 산행이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들머리인 능골에 도착하여 배낭을 꾸리고 나니 오후두시가 넘어서야 출발하게 되었는데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 하려면 산길을 서둘러야 할것 같다.
포은 정몽주 선생의 묘역 앞에 도착한다. 수년전 이곳에 방문 했을 때 보다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제실도 보수가 잘 되어 있다. 보통 이 향수산 종주코스는 마성 IC에서 올라 이곳을 날머리로 삼는 것이 보통인데 오늘은 시간 관계상 반대로 진행되는 산행을 시도해 본다.
단심가 비석을 지나 정몽주선생 묘소에 들려 산행을 시작하기로 하는데.....묘역 뒤편으로 선생의 아픔을 기억하는듯 붉은 진달래들이 곱게 피어 있다!
묘지에서 왼쪽 방향으로 내려가면 이렇게 좌측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이곳이 등산로 능선길과 바로 연결 되는 길이다.
몇기의 무덤 군을 지나면 금새 능선에 당도 하는데 이곳부터 할미산성까지 10KM가 넘는 비단같이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높지 않은 문수산 정상이지만 올라 갈수록 소나무숲이 울창해 지고....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는 산 길이 계속되고......가끔 이렇게 연초록의 나무잎을 보며 봄이 다가왔음을 실감해본다.
삼각점만 있는 문수산 정상이다. 이 문수산 자락에는 포은의 묘역을 비롯해 수많은 조선시대의 묘지들이 산재해 있는데 흔히 '명당'이라 일컫는 그런 곳이며 아래에 능원리,능골 같은 동네의 지명도 포은정몽주의 묘역이 이곳에 들어오면서 지어진 지명이다.
처음으로 만난 표지기, 인터넷에서 유명하신 산악인 요산요수님의 표식이다. 이렇게 인적이 없는 곳의 산길은 등산 안내판도 없고 이정표도 없으므로 선답자들이 갈림길 마다 나무가지에 매달아 놓은 표지기를 보고 길을 찾아가게 되는데 오늘은 요산요수님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문수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길은 이렇게 낙엽을 밟으며 푹신푹신한 능선으로 계속 이어진다.
한참을 진행하다 보니 등산로가 사라져 버렸다. 산중에 휴대폰 기지국같은 안테나가 서있고 .....잠시 동서남북을 확인해 보고 직진.....
공터를 지나며 내려다 보니 안골터널이 아래에 있다. 자동차로 정몽주 묘억을 지나 등잔 박물관에서 계속 올라오면 이길을 따라 광주로 향하게 되는 한적한 도로이다.
숲길을 따라 계속 진행하다 보면 이정표 없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도 친절한 요산요수님의 표지기를 따라 좌측으로.....
잠시 내리막을 지나면 다시 편안한 능선길이다.
드디어 두번째 갈림길에 당도하게 되는데 방향감각에 의존하면 계속 직진이 맞는 것으로 보이나 이정표가 없는 산길이므로 다시한번 주변의 표지기들을 확인해 보는데....< 이곳에서 나무 좌측으로 진행하여야 향수산 능선길을 계속 탈수 있다>
잠시 망설이며 있던차에 '자작나무 언덕'이란 분께서 2008년 9월9일에 이곳을 지나며 친절하게도 표지기에 방향안내를 기록해 놓았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왼쪽으로 진행한다.
레이크사이드cc 와 길이 나란히 진행되는데 이곳에 이름모를 고개가 있고 옛날엔 성황당이 있을 법한 그런 곳이다.
산길은 더 좁아지고 낙엽의 깊이는 점점 더 해간다. 호젓한 등산로.....하지만 이곳에서 처음으로 산행팀을 마주친다.
레이크사이드cc와 인접한 길에서 그들은 하산길로 ......향수산 전망대라는 글이 종이에 적혀 있는데 전망은 전무 한 곳이다.
다시 능선을 치고 오르자 수백년은 족히 묵었을 법한 서어나무들이 우람한 근육을 자랑한다.
낙엽들 사이로 가만히 고개를 내민 연초록 새순이 산길을 걷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곳에도 친절한 안내판.....조금만 올라가면 두꺼비 바위......369봉이 가까웠나 보다.<임도 종점 이라는 안내도 있는데 산행중 가급적 임도는 타지 않는 것이 좋다>
369봉을 향해 오르는 능선길...... 1시간 30분 정도 산길을 걸어 오다보니 잠시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
369봉 갈림길이 가까워지자 마음이 조금 놓인다. 정상적인 발걸음으로 진행하여도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서자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블로그에 하나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1인미디어인 블로그의 특성상 발행된 후의 포스트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므로 그간 수도권 근교산행을 다니며 찾아본 이름 없는 산들 중 기억에 오래도록 남겨진 인상깊은 곳들을 소개하고 기록으로 남기기 위함인데 그 첫번째로 경기도 광주에 소재하여 원시림의 숲을 간직한 고요의 산 관산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본다
경기도 광주 퇴촌면에 소재한 관산 [冠山] <555m>은 앵자봉,무갑산과 능선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봉우리들중 하나인데 이름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찾을 길이 없다.예전에 '갓산'이라 불리우던 것이 한자로 '관산 [冠山]'으로 불리우게 되었다고 하며 그리 유명하지도 높지도 않으므로 찾는 이들이 드물다 보니 근교산 답지 않게 산속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울창한 원시림과 깊은 산에서나 만날볼수 있는 머루·다래·으름·칡덩굴 같은 식물들도 자생하고 있다. 한여름 숲속엔 시원한 나무터널들이 계속되어 빛 한줌 들기 힘들고 또한 아담하지만 수량이 풍부한 계곡도 일품인데 이 계곡의 맑디맑은 지류들은 무갑리에서 하나로 합쳐져 무갑천을 이루고 다시 경안천으로 흘러 들어가 오염이 심한 경안천의 물이 팔당호에 유입되기전 정화 되게끔 해 주기도 한다.
아쉬운 점은 정상에도 잡목이 빽빽한 관계로 조망이 별로 없다는 것인데 푹신한 낙엽길과 깊은 숲 사이를 통과하는 호젓한 등산로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될수 있겠다.관산을 산행하기 위해서는 천진암 방향의 우산리나 관음리 마을회관 뒷편으로 올라 앵자봉까지 연계산행을 할수 있고 우산초등학교 서북방 300m 지점에서 남쪽으로 열린 계곡길로 들어서 390안부에 올라서면 왼쪽(서남)능선 따라 정상에 이르고 무갑리 마을회관 뒤편에서 무갑산을 오른 후 능선을 따라 관산까지 진행하여 환종주도 할수 있다.등산로는 전반적으로 사람의 발길을 느낄수 없을 정도의 푹신한 낙엽길이 계속되고 편안한 흙산으로 위험한 구간은 전혀 없다.
- 산은 깊지 않으나 깊은 산들이 품고있는 형태의 원시림같은 숲과 청정수가 흐르는 계곡들 그리고 다양한 종의 식물들이 자생하는 관산은 황폐해진 서울 근교의 산에서는 느낄수 없는 호젓한 풍경을 가득 담고 있다.서울에서 불과 30-40분 거리에 때묻지 않은 청정한 산이 존재한다는 것! 그곳이 바로 관산이다 -
- 대중교통 : 강변역<테크노마트>에서 13-2번 버스가 관음2리까지 수시로 운행.
광주시 보건소 건너편에서 2-2번 버스 1시간 간격으로 운행
서울에서 대중교통 이용시 관산과 앵자봉을 연계한 산행이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