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릉길을 벗어나자 등산로 곁에 반갑게 서 있는 산나리꽃의 자태 !
다시 가벼운 오름길이 시작 되고 이내 문경으로 하산하는 길과 정상으로 향하는 삼거리가 나타나게 되는데.....
오래되어 색이 바랜 삼거리 이정표에서 우측이 정상이다.좌측길은 마원리로 하산하는 길로 경북 문경에 속한다.
백화산 정상에 도착! 특이한 점은 정상석 표시가 "산"이 아니라 "좌"로 표기되어 있다는 점이다. 히말리야 14좌' 라고 할때 느낌 처럼 "좌"라고 쓴것 같은데 어색한 표기같다. 백화산은 겨울엔 흰눈으로 하얗게 덮여 있고 타 계절엔 희구름에 가려있어 백화산이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지금도 역시 운무가 가려져 있어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은 아무것도 없다.
운무를 헤치고 하산루트로 접어들고.....
잠시 20여분 가벼운 오름을 올라서면 무명봉이다. 이제 평전치를 향해 내려선다.
평전치로 향하는 암릉길......직벽을 타고 오르면 평전치에 닫게 되고 우측 우회로는 너덜길을 내려섰다가 다시 오름길을 올라서야 평전치에 당도한다.
후회 너덜길.......내리고 올라서야 하므로 가급적 직벽을 타는 것이 시간도 절약 되고 좋을것 같다.
초행길이라 정보가 없어 너덜길을 타고 우회하였는데 후회막급이다.
평전치에 당도 : 평전치<890m>는 천주교 박해지인 연풍성지와 깊은 관련이 있는 곳인데 대원군 시절 병인박해를 피해 평전치에 숨어들었던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야말로 첩첩산중......
출발이 늦어 하산시간을 맞추기 위해 이곳에서 우측 안말<분지리>로 하산길을 정한다. 직진하면 백두대간길이 계속이어지고 좌측길은 문경 가은으로 하산길....
하산길의 시작은 평온한 숲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가파른 내리막을 한번 지나고 나면 등산로조차 제대로 보이지않는 그야말로 원시의 숲길이 이어지는데.....
위용을 자랑하는 커다란 소나무를 지나면서 잠시 등산로가 뚜렷해졌다가 이내 가시덤불길로 변하고 만다.
숲을 헤치고 등산로를 찾아 내려가다 보면 <평전>에 당도하게 되는데 수풀이 무성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예전엔 화전을 일구던 산속의 평지 였던것 같다. 색바랜 이정표만이 이곳이 평전임을 알게 해 준다.
울창한 숲길은 계속되고 사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아니라서 미로같은 원시숲을 똟고 지나야 한다.
잠시 칡 꽃 향기에 취해도 보고.....
아무도 탐하지 않은 산딸기도 등산로 좌우에 그득하다.
이런 길이 등산로....ㅎㅎㅎ 밀림이 따로 없다.
가끔 이런길이 나타나면 정말 얌전해 보이는.....
하필 반 팔 등산복을 입고 오른 오늘이라 하산길에 긁히고 상처나고.....
멧돼지나 다닐 법한 밀림 등산로를 헤치고 한시간 30분 가량 내려서자 임도 비슷한 길이..... 철문으로 막아놓은 곳은 산약초 재배지로 마을에서 관리하는 곳이다.
뒤 돌아 본다. 백화산은 여전히 산 이름답게 봉우리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우측>
안말로 향하는 하산 임도길....
고요한 산촌인 분지리 <안말>의 풍경이 평화롭게 펼쳐진다.
시골 마을 길의 커다란 밤나무
분지리에 설치된 백화산 등산로 안내판 ; 이곳으로 오르는 등산객은 아마도 거의 없는듯~~
맑은 안말 계곡물이 시원하다.
피서객들도 간간이 보이지만 워낙 산세가 깊은 곳이라 조용하다.
하산후 계곡에서 삼계탕으로 피로를 달래고.....한여름 등산엔 체력소모가 많으므로 잘먹고 다녀야 한다. ㅎㅎㅎ 염천에 등산을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산주로 반주 삼아 계곡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 평전치에서 분지리<안말>로 하산하는 길은 고개를 들고 지날수 있는 등산로가 별로 없다. 밀림같은 숲으로 인해 절반이상을 고개를 숙이고 지나야 하고 초보자는 길 잃을 염려가 있는 코스로 나무가지와 가시덤불도 헤쳐야 하므로 가급적 평전치에서 사다리재까지 진행한후 인말로 하산하는 것이 좋겠다. 장점은 사람의 흔적으로 때묻지 않은 고요의 산 길이 계속 되는 것이다.
산길을 걷다 보면 산속에서 펼쳐지는 신기한 풍경들을 가끔 마주치게 되는데 높은 산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바람이 몰고 다니는 구름들이 산마루를 넘나드는 모습들, 세월의 풍상을 겪어온 거대하고 기괴한 나무들......이름 모를 들 꽃들.....온 갖 형상을 두루 갖춘 바위와 기암들.....거대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수들.....이러한 풍경들이야말로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 경험하게 해주는 것들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이화령에서 백화산으로 오르는 백두대간 길에서 마주친 열평 남짓한 자그마한 연못은 실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새로운 신비로운 경험 그 자체였으며 해발 750미터의 첩첩산중 산 능선 꼭대기 등산로 옆에 자리한 작은 연못을 발견한 순간 한 참을 연못가에 머물수 밖에 없었다.
이화령을 지나 백화산으로 향하는 길은 산 길 이외에 그 어느 것도 없을 듯 보이는 깊고 깊은 숲......
조봉을 지나 고원지대로 들어서 능선길을 걷던중 발견한 하늘연못, 해발 750미터나 되는 첩첩산중 의외의 장소에 자리한 자그마한 연못은 신비롭다 못해 신기하다. 연못 중앙부엔 나무 몇그루가 서있는 미니 섬도 있어 마치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가꾸어진 정원인듯 묘한 분위기.
하늘연못 근처에는 다양한 식생이.....들꽃과 나무들..그리고 풀들....
연못속엔 생명체가 있어 가까이 다가가보니 개구리와 올챙이들....그리고 작은 물고기로 보이는 것들도 있었는데 지나가던 등산객이 "하늘고기"라 한다. 하지만 물고기라는 확신은 들지 않았는데 개구리와 올챙이들은 정말 많았다.
자연이 빚어 놓은 산꼭대기 하늘정원 속의 연못은 인간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신비로운 정원의 모습이었다.
평생에 한 번 지날까 말까한 이 산길이기에 한 참을 연못 근처에 머물다 떠나 가는데 어디에도 사람의 손길이 닿은 인위적인 구조의 흔적은 없었다. 자연 발생적인 천연 연못인것이다.
다시 이어진 숲길을 따라 백두대간 깊은 곳으로 발길을 옮기면서도 산속에서 마주친 하늘연못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