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소령 대피소에서 식사를 마치고 지리산 능선의 시원한 바람과 함께 긴 휴식을 끝낸후 오후1시경 세석대피소를 향해 다시 길을 나선다. 비구름도 물러나고 하늘은 다시 맑아졌지만 개스층이 조금 두터운 편이다.
벽소령을 나서는 길은 산상 산책로 처럼 편안한길이 초반에 이어진다.
덕평봉 까지는 완만한 경사가 이어져 비교적 편안한 산행길을 걷게 된다.
예측대로 산객들이 붐비지 않는다. 한시간에 한팀정도를 조우할 뿐 지리의 능선길을 조용히 즐길수 있다.
덕평봉 가는길 우측의 지리산 사면의 V자 계곡을 내려다 보며 .....
이곳부터 덕평봉<1521M>까지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길가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산객들을 지나 숲속 길로 접어든다.
별 특징 없는 덕평봉<1521M>을 지나자 마자 시원한 물맛과 휴식의 즐거움을 누릴수 있는 선비샘에 당도한다.재미있는 전설을 간직한 선비샘.....
선비샘을 지나자 마자 전망이 좋은 절벽위에서 가야할 지리의 주능선을 바라본다.
이제 벽소령과 세석대피소의 중간지점.....
칠선봉 직전에 연하봉,촛대봉,제석봉,천왕봉이 시원하게 조망되는 바위.......하지만 이곳부터 지리산의 변덕스런 운무가 다시 밀려와 하늘이 가려지기 시작한다.
드디어 칠선봉<1576M>이다. 일곱개의 커다란 암봉들이 있어 칠선봉이라 불리우는 곳! 이 칠선봉에서 부터 영신봉까지는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들고 지루한 구간이 시작된다.
칠선봉을 지나 몇차례의 오르막 내리막길을 지나면 끝이 보이지 않는 가파른 계단이 떡 버티고 서 있다. 새벽부터 시작된 산행으로 고갈된 체력이기에 세석대피소를 향하는 길은 힘겨운 마지막 고행길이다. 숨이 턱끝까지 찰때면 계단로 위에 서게 된다.
차가운 지리의 능선 바람과 운무가 계속 짙어져 마치 아침 풍경을 연출 하는듯~~~
영신봉이 가까워 오자 가을 들꽃들이 꽃길을 만들어 놓아 몽환적인 산길을 만들어 준다.
영신봉<1651M> 이다. 이제 곧 세석 평전이 눈앞에 펼쳐질텐데 운무로 가려져 아쉽다.
영신봉에서 바라본 세석대피소와 세석평전.....
30만평 넓이의 세석평전은 봄 철쭉으로 유명한 곳인데 이미 가을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풍경이다.왼쪽으로 촛대봉 올라가는 길이 희미하다.....
세석대피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산상 화원......구절초를 비롯해 이름모를 들꽃들이 지천으로 흐드러진 영신봉 내림길은 신선의 세계를 걷는 듯하다.
오후 4시 드디어 세석대피소에 도착 벽소령에서 꼬박 세시간이 소요 되었다.....오늘 이곳에서 1박후 새벽일출을 보려 촛대봉으로 향할 예정이다.
세석대피소는 지리산 주능선에서 가장 큰 대피소로서 예약가능인원도 190명이나 되지만 대피소 수용인원이나 비박인원이 비슷할때가 대부분이다. 군생활 시절 내무반을 떠올리며 소위 칼잠을 자야하지만 이것마저도 예약하기 힘든 곳이 지리산 산장이다. 이른 저녁 식사후 내일 산행을 위해 휴식을 취한다.
전날 날이 흐려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도 세석대피소의 새벽 하늘은 그야말로 별이 쏟아질것 같다......은하수가 흐르는 새벽 하늘 풍경 하나만으로도 지리를 왜 찾게 되는지 알게된다. < 사진으로 구현되지 않아 안타깝다 이 그래픽은 사진이 아님 ㅎㅎㅎ >
새벽 5시37분 세석 대피소를 나선다. 10여분 오름길을 올르자 촛대봉에서 일출이 시작된다.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들고.....모처럼 지리의 일출을 다시 보게 된다.
어느새 봉우리마다 일출을 맞으려는 산객들로 만원이 되고....
지리의 마루금들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노고단에서 반야봉을 지나 영신봉까지 어제 지나온 능선길도 잠에서 깨어난다.
북쪽의 덕유산 줄기에도 여명이 밝아오고.....
오늘은 운해가 깔리지 않아 화려한 일출은 아니다......하지만 사과모양의 소박한 해가 가만가만 떠올라 긴장의 시간을 갖게 한다.
지리의 아침을 연다....
천왕봉 우측으로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 아름다운 지리산 아름다운 산하!
촛대봉<1703M> 에서 턴왕봉을 바라보며 다시 길을 재촉한다.이제부터 영신봉,제석봉,천왕봉으로 봉우리의 고도가 계속 높아질 것이다.
내려가는 길에 뒤돌아본 촛대봉은 붉은 기운이 가득하다.....촛대봉은 바위들이 촛농이 흘러내린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붙은 이름이다.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가야할 능선길이 연하봉 넘어 선명하다. 초가을 지리의 아침 산길은 상쾌함
그 자체이다.
뒤돌아 보면 노고단 부터 반야봉 칠선봉,영신봉등.....지나온 능선들이 길게 펼쳐진다.
삼신봉을 지나 연하봉으로 향한다. 지리산 종주 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구간은 바로 촛대봉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구간이다. 촛대봉과 삼신봉,연하선경,제석봉,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풍경은 지리산의 주능선을 다시 찾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연하선경을 감상하며 연하봉으로 오르는 길은 가히 일품이다. 일출을 보고 장터목으로 향하는 산객들이 자주 보인다. 이곳부터 천왕봉까지는 수많은 인파속에 묻혀서 걸어야 한다.
연하봉<1730M>에 도착.....아름다운 연하선경을 뒤로 하고 장터목대피소로 향한다.
뒤돌아본 연하선경.....
드디어 장터목이다. 천왕봉으로 가는 베이스캠프인 이곳은 이름답게 사시사철 장터보다 더 붐비는 곳이다. 천왕봉을 오르는 이들도 내리는 이들도 종주를 떠나는 이들도 백무동이나 중산리로 향하는 이들도 이곳을 지나다 보니 오래전 장터의 역할을 대신 하고도 남음이다. 이제 천왕봉까지는 1.7KM남았다.